■ 북한산 (05.10.16)
청명한 하늘의 가을날씨가 휴일에 늦잠자며 게으름떨고 싶은 몸을 밖으로 끌어낸다.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북한산으로 향한다.
도선사 아래 우이산장 매표소에서 시작하여 능선까지 가파른 길을 올라 인수산장 쪽으로 향하니
파란 하늘에 우뚝 솟은 인수봉이 나타난다.
인수대피소를 지나 무심코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는데 경사가 급한 바위 계곡이 나온다.
인수봉 암벽타러 오는 이들을 따라 온 것이다.
인수봉 아래 단풍들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참나무 고목등걸에 층층이 자라는 버섯이 신기하다.
암벽타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와 있다.
인수봉을 올려보니 개미처럼 붙어서 하늘로 오르고 있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고 어지럽다.
천길 암벽을 오르는 기분은 어떨까?
햇살 받아 빛나는 붉은 단풍이 인수봉 암벽과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답다.
능선을 올라 백운대쪽을 보니 거기도 아래에선 암벽을 타고
철난간 설치한 등반로엔 줄지어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백운대 아래에서 올려보니 암벽훈련을 하는 듯 하다.
백운대 밑에서 인수봉을 바라보니 잘 생긴 거대한 바위 봉우리에 개미처럼 사람들이 붙어 있다.
백운대 정상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진행이 느리다.
기다리기 답답했는지 몇몇이 맨손으로 가파른 바위를 기어올라 보는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난간으로 설치한 쇠줄을 잡고 오르다 뒤를 돌아 보니 천길 절벽에 오금이 저리다.
정상에 올라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은평구, 고양, 일산으로 해서 노고산 뒤의 일영, 장흥 송추 까지 쭉 둘러 본다.
인수봉 저 너머 도봉산의 멋진 바위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도봉산 우측으로 의정부시 일부와 수락산, 그 옆으로 불암산이 뚜렷이 보이고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의 밀집된 아파트 단지가 뚜렷이 보이고 멀리 희미하게 한강이 보일듯 하다.
정상에서 내려보는 식당바위엔 많은 이들이 가을햇살 아래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전망을 즐기고 있다.
삼각의 한 점인 만경대 정상부가 칼로 쪼개 놓은 듯 갈라진 모습이 특이하다.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의 세 봉우리가 삼각을 이루면서 우뚝 솟아있어
예로부터 삼각산(三角山)으로 불리어져 왔다.
거대한 암석이 풍화침식을 받으면서 멋진 조각품들을 만들어 놓았다.
식당바위 옆엔 커다란 바위새 한마리가 짝을 기다리는 듯 외로이 앉아 있다.
백운대를 내려와 위문을 통과하여 노적봉 방향으로 향하다 백운대를 돌아보니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자라는 나무들과 어울려 멋진 자태를 보인다.
파란 가을하늘과 빨간 단풍이 어울린 백운대의 모습이 환상이다.
그 누구의 솜씨로 대자연이 그린 산수화를 흉내 낼 수 있을까?
만경대 옆구리를 돌면서 나타나는 노적봉에도 가을빛이 물들고 있다.
용암문을 통과해 도선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단풍이 곱다.
가을하늘 배경으로 빛나는 자연의 화려한 색채에 한없이 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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