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천하부고 10회 동창 여러분!

어느덧 무술년도 이제 20여일만을 남겨 놓은 채 80km로 달리며 서서히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기히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부고10회는 6.25동란의 화약 냄새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55년에 동창으로의 인연을 맺고 올해로 졸업 6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지나간 한해를 돌이켜 보건대 여러 동창분들께서는 졸업 6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펼치라고 저 멀리 미국 동창분들을 비롯하여 국내에 계신 동창여러분들께서도 요즘 8학년을 맞이하여 호주머니 사정이 푼푼치 못함에도 불구하고 기만원에서부터 심지어 기천만원에 이르기까지 귀한 성금을 보내주셔서 자그마치 5000여만원의 거금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졸업 60주년 행사준비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추진위원님들과 수십 차례 숙의하면서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준비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지난봄에 시행한 일본 규슈 여행 때는 미국 친구들까지 다수 참여하여 (47명의 대식구로) 대성황을 이루었으며, 여행 귀국 다음 날엔 미주 동창들과 신축된 종암동 모교를 방문한 후 오후엔 세종호텔에서 하계 총회를 개최한바 있습니다.

비록 해외여행엔 건강상 참가하지 못하더라도 국내 여행 때만은 꼭 자리를 함께 하겠다고 다짐하셨던 일부 친구들은 본인 혹은 배우자님의 건강문제로 남도 여행마저도 접어야만 했었습니다. 정말 서운하고 아쉬웠으며 이것이 지금 우리들의 현주소라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무겁기도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동창 여러분! 

지금은 백세시대라고들 합니다. 아직도 20여년이나 남아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생애에 있어서 가장 젊고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건강에 한층 관심과 용기를 가져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금번 졸업 60주년 행사에 동참하지 못한 친구들이 못내 서운하여 겨울철엔 자식들보다도 좋은 것이 따뜻한 목도리라기에 캐시미어 고급 목도리를 기념품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시는 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천하부고 동창 여러분!

우리들이 쌓아올린 63년의 우정은 영원할 것입니다. 금년에 저에게 베풀어주신 큰 사랑 잊지 마시고 차기 회장단에게도 이어 주셔서 자랑스러운 부고TEN의 정신을 영원히 이어가십시다.

저물어가는 무술년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시고 다가오는 기해년엔 더욱 건강하시길 빌면서 제가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고 끝을 맺을까 합니다.

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별이 있기 때문이고

땅이 아름다운 것은 꽃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요

삶이 아름다운 것은 친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 12. 10

졸업60주년을 맞이하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서울사대부고 10회 동창회 회장 최 권 용